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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장경태 맞고소로 반격한 성추행 의혹…여성계 '배신감' 폭발 속 수사 본격화

"남친 폭력 탓" 주장에도 2차 가해 고발장 접수…민주당 윤리조사·경찰 병행, 정치 신뢰 시험대

출처:MBN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맞고소로 정면 충돌을 빚으며 사회적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말 여의도 술자리에서 시작된 사건은 고소인 여성의 '항거불능 상태 추행' 주장과 장 의원의 '데이트폭력 현장' 해명으로 팽팽히 맞서고, 여성단체들의 '깊은 배신감' 성명이 쏟아지면서 정치권 성비위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단순 개인 논란이 아닌 국회 보좌진 권력 불균형과 피해자 보호 문제를 건드리며, 여야 공방과 제도 개선 요구로 번지는 모양새다.​

 

여당 의원실 소속 여성 보좌진 A씨는 고소장에서 "술에 취해 상황 인식이나 대응이 불가능한 항거불능 상태였다"며 장 의원이 주변 만류에도 신체 접촉을 지속했다고 적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취한 A씨 옆에 장 의원이 밀착 앉아 어깨를 감싸는 장면이 포착됐고, 뒤늦게 도착한 A씨 남자친구가 "남의 여친이랑 뭐 하시냐"고 소리치며 목덜미를 잡는 상황까지 담겼다. A씨는 지난 25일 영등포경찰서에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냈고, 사건은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로 이관됐다.

 

장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반격에 나섰다. 27일 페이스북에서 "허위 무고에 강력 대응"을 선언한 데 이어 3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추행 없음. A씨 남친 행패로 자리가 끝났다"고 해명했다. 2일 서울경찰청 민원실 방문에서는 A씨를 무고·명예훼손, 남친을 폭행·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맞고소·고발했다. "작년에 고소했다면 방어 불가했다"는 발언으로 피해자 신고 지연을 문제 삼아 '피해자다움' 논란까지 불렀다. CCTV를 "편집 왜곡"이라고 주장하며 방송사 제소도 예고해 공방 양상이다.

 

여성단체 반응은 기자회견 직후 폭발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30일 "장경태 보도에 깊은 배신감과 분노. 500만 회원 명의로 엄정 수사·징계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성추행 본질 흐리고 사적 관계로 피해자 폄훼하는 2차 가해 패턴"이라 비판하며 민주당 무관용 원칙 적용을 압박했다. 이들은 우월적 지위 악용과 보좌진 보호 미비를 지적, 온라인 청원·집회까지 예고하며 사건을 구조적 젠더 폭력 문제로 확대했다. 일부 단체는 "국민 대표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라며 정치인 성인지 감수성 자체를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은 여야 대치로 치달았다. 국민의힘은 "권력형 성범죄 최악의 갑질. 의원직 사퇴·제명하라"고 연일 공세하며 민주당 책임을 물었다. 보좌진 단체도 "국회 내 반복 성범죄"라며 동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지시로 윤리감찰단 긴급 조사에 착수했으나 "사안 가볍게 안 본다"는 신중론 유지. 조승래 사무총장은 "경위 확인 중"이라 했지만, 장 의원이 정 대표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내부 긴장감이 감지된다. 당내 젠더위원회도 과거 '무관용' 공약을 떠올리며 징계 기준 논의에 들어갔다.​

 

경찰 수사는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CCTV 원본 검토, 통신 기록 추적, 동석자 증언 수집 외에 장 의원 맞고소와 고소인 측 2차 가해 고발까지 병행한다. 과거 영상 속 부적절 접촉과 남친 폭력 정황 대조가 핵심이며, 무고죄 성립 여부도 변수다. 온라인 신상털기·악플 확산으로 피해자 보호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회 보좌진과 의원 간 권력 격차를 적나라히 드러냈다. 비서관들은 상급자 의존적 위치 탓에 침묵하거나 늦은 신고가 잦고, 과거 유사 사건에서도 제도적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 여성단체들은 "정치 공방 넘어 보호법 제정"을 외치지만, 여야 대결 속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장 의원 과거 발언(윤석열 화동 볼뽀뽀 '성적 학대' 주장)도 재조명되며 이중잣대 비판을 받고 있다.

 

결과는 법정과 당 징계로 귀결될 전망이다. 무죄 판결 시 고소인 역공세, 유죄 시 장 의원 정치 생명 위기. 정치권 성비위 대응 신뢰 회복 여부가 걸린 시험대다. 보좌직 안전망 강화 논의가 본격화할지, 또 공방으로 끝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