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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자치인가, 이념의 복사판인가? 이병학이 쏘아 올린 ‘충남형 밀실 검증’의 실체

‘5대 1’의 기괴한 응답률 뒤에 숨은 ‘답정너’ 선정 방식… 기초학력 실종된 이념 편향 질의서가 남긴 흉터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충남교육의 수장을 가리는 여정이 시작부터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민주·진보 진영을 표방한 추진위원회의 후보 선정 방식이 ‘공정성’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이병학 충남교육감 예비후보는 이를 “검증의 탈을 쓴 셀프 대관식”으로 규정하며, 특정 카르텔에 점령당한 교육 권력의 사유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추진위원회는 당초 5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댔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했다. 응답자는 단 1명. 나머지 4명이 침묵을 선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거부’가 아닌, 구조적 모순에 대한 ‘저항’이 서려 있다.

 

이병학 예비후보는 이번 사태를 두고 “형식적으로는 5명을 세워두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미 내정된 1인을 위한 무대를 꾸민 것과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이는 경쟁의 역동성이 거세된 채, 특정 진영의 논리에 부합하는 인물을 추대하기 위한 ‘사전 각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후보 선정은 결국 도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권력의 오만’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질의서의 내밀한 항목들을 들여다보면 충남교육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현재 충남 교육 현장의 최대 난제는 무너진 기초학력의 재건과 학습 격차의 해소, 그리고 문해력 저하 문제다. 그러나 추진위가 발송한 질의서는 이러한 실질적 교육 현안을 철저히 도외시했다.

 

이 후보는 “질의서의 행간에는 기초학력에 대한 고민 대신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을 강요하는 이념적 검증만이 가득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교육감이라는 직책을 정책 집행자가 아닌, 진영 논리의 대변인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교육의 본질인 ‘성장’과 ‘배움’이 정치적 ‘노선 확인’에 밀려난 형국이다.

 

가장 뼈아픈 지적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추진위의 구성 성분이다. 전교조 충남지부가 포함된 추진위가 해당 단체 출신의 후보를 선정하는 구조는,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뿌리째 흔드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전형이다.

 

이병학 예비후보는 이 이력적 연관성을 “공정성 논란을 자초한 치명적 결함”으로 명명했다. 심판과 선수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에서 정정당당한 결과를 기대하기란 만무하다. 독립성과 중립성이 거세된 선정 방식은 결국 교육 현장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화선이 될 뿐이다.

 

이 후보가 질의서 답변을 거부한 행위는 단순한 회피가 아니었다. 그것은 편향된 질문지에 답함으로써 생기는 ‘부정의한 동조’를 거부하겠다는 원칙론적 결단이었다. 그는 “잘못된 방식에 동참하는 것은 충남 교육의 미래를 도박판에 올리는 것과 같다”며, 이번 불참이 220만 도민의 상식을 대변하는 ‘마음의 소리’였음을 강조했다.

 

충남교육은 특정 정파나 이익단체의 실험실이 아니다. 이병학 예비후보가 지향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이념의 늪에서 벗어나 ‘교실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실질적 변화다. “충남교육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며,우리는 이제 이념의 잔치를 끝내고,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회복하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일성은 단순한 선거 구호를 넘어, 정치에 오염된 교육 자치를 향한 최후통첩과 같다. 형식적인 절차와 편향된 검증으로 점철된 이번 후보 선정 논란이 향후 충남교육감 선거판에 어떤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도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