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뉴스 김기홍 기자 | 8월 28일, 한국은행은 올해 다섯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5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줄곧 유지되고 있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반등과, 여전히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 부담을 두고 신중한 판단을 내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고, 가계부채 역시 강화된 금융규제와 금리 인하 이후에도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서울 등 주요 지역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가운데 가계대출도 다시 확대되고 있어, 성급히 추가 금리 인하로 정책 모멘텀을 자극해선 안된다”는 신중론을 내비쳤다.
함께 발표된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완만한 내수 반등, 일부 서비스업 호조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국제·국내기관이 제시한 0.8%보다 소폭 높은 수치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물가에 대해서도 한국은행은 당분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월 기준 2.2%로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에너지와 식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하 여부, 중국 등 글로벌 수요 위축, 수출환경 악화 등도 단기 정책결정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대외 리스크 요인도 신중한 동결 결정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 대다수 역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4%가 '동결'을 예상했고, 시장 금리도 지난 5월 금리 인하 이후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이 일부 은행에서 소폭 하락하며, 대출자들의 부담 경감 기대감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주택 가격과 가계대출, 그리고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점진적·유연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단기간 내 추가 금리 인하 신호는 없다.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물가안정의 균형이라는 고차방정식 속에서, 2025년 하반기 한국 경제의 금리 정책은 한동안 '숨 고르기'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