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MBC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제출된 ‘공천 헌금 관련 탄원서’가 당 지도부를 거쳐 외부로 흘러나간 데 이어, 김병기 전 원내대표 측이 사건 무마를 요청하며 여당 의원에게 접근했다는 전 보좌진의 폭로가 나오면서 여야 정치권이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2023년 12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을 통해 접수된 이 탄원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원내대표 측이 특정 인물들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2,000만 원을 전달받았다가 수개월 후 돌려줬다는 의혹을 담고 있었다. 문건 서두에는 ‘이재명 대표님께’라는 문구가 명기돼 있었고, 실질적인 보고용으로 작성된 점에서 사안의 민감성이 더욱 부각됐다.
당시 김 전 원내대표는 수석사무부총장이자 총선 후보자검증위원장으로, 공천 관련 의사결정 핵심에 있던 인물이었다. 그는 해당 탄원서를 접수 후 직접 보좌진에게 “내가 들고 있으면 압수수색당할 수 있다”며 보관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건의 법적 위험성을 인지한 상황에서 증거 관리 우려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후 탄원서를 보관하던 전 보좌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동작경찰서에 해당 문건을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단순 제출은 수사 요청으로 보기 어렵다”며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후 ‘봐주기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사건을 정식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김 전 원내대표 전 보좌진은 최근 “김 전 원내대표가 경찰 수사 가능성이 커지자 당시 여당 경찰 출신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실에서 국민의힘 모 중진 의원에게 연락을 시도했고, 사건을 무마하거나 기소 단계 이전에 조용히 종결될 수 있는 길을 알아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당시 의원실 분위기는 경찰 수사를 막을 방법을 찾는 데 집중돼 있었고, 윤리감찰단 조사를 막는 방안까지 검토됐다”고 덧붙였다. 이 폭로로 인해 사건은 단순 유출 의혹을 넘어 여야 간 로비 정황 논란으로 비화했다.
김전원내대표측 “보좌진의 주장은 허위이며, 어떠한 형태의 부정 청탁이나 외부 접촉도 없었다”며 “탄원서 내용 자체가 근거 없는 정치적 공격이며, 조만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기밀이 여권 의원을 통해 관리됐다는 점 자체가 충격적”이라며 “사실이라면 정권교체 이후 정치권 전체의 부패 구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내에서는 “수사 라인이 여야 간 연결고리를 파악해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문건 유출이나 정치적 폭로 차원을 넘어, 중대한 ‘권력형 정치·사법 로비 의혹’으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당 내부에서 윤리감찰단 가동이 지연된 이유와 문건이 보좌진 손을 거쳐 외부로 전달된 경로, 그리고 여야 의원 간 비공식 접촉 여부 등은 향후 수사에서 핵심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탄원서의 유통 과정부터 보관 지시, 추가 로비 정황까지 일련의 흐름이 형사상 증거인멸 교사나 직권남용 시비로 번질 수 있다”며 “만약 실질적인 로비나 거래 시도가 입증된다면, 정치권 전체 신뢰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현재 문건 유출 경위와 함께 보좌진 폭로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필요할 경우 관련 정치인 소환조사도 검토 중이다. 사건이 여야 모두를 향한 ‘정치 블랙홀’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