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채널A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연일 SNS와 국무회의를 통해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3개월, 지방 6개월의 잔금 처리 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보완책을 내놓았으나, 현장에서는 정책 실효성을 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정한 유예 기간이 현장의 거래 관행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거래는 계약부터 잔금 지급까지 보통 3개월 이상 소요된다.
특히 전세를 낀 다주택자의 경우 세입자의 퇴거 합의 없이는 매도가 불가능하지만, 현행 임대차법상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집주인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서울의 한 다주택자는 “정부가 5월 9일까지 계약하라고 독촉하지만, 세입자 문제가 얽힌 상황에서 3개월 내 잔금까지 마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결국 ‘퇴로’가 아닌 ‘징벌’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정책의 ‘허와 실’도 뚜렷하게 갈린다. 실(實)적인 측면에서는 투기 수요의 추가 진입을 차단하고 집값 급등세를 멈추게 하는 등 시장 안정화 의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하지만 허(虛)적인 측면에서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대신 자녀 증여로 돌리거나 아예 보유를 택하면서 시장의 매물은 씨가 말랐다.
공급이 줄어들자 전셋값은 계속 뛰고, 집주인이 짊어진 보유세 부담이 월세로 전가되는 등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오히려 가중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이중성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측은 “정부는 국민을 투기꾼으로 몰며 집을 팔라고 협박하지만, 정작 국무위원과 청와대 핵심 보좌진 중 상당수는 여전히 수도권 요지에 두 채 이상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들이 먼저 집을 처분하지 않는다면 정책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논리다. ‘내로남불’ 논란이 커지면서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5월 9일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시장은 극심한 ‘거래 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팔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장기 버티기에 들어가면 신규 매물은 증발하게 되고, 이는 결국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의 ‘똑똑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수도권과 지방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강공책은 명분은 확보했으나 현장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시장을 힘으로 억누르기보다는 세입자 보증금 반환 문제 해결이나 실질적인 거래 지원책 마련 등 정교한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