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SKT홈페이지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SK텔레콤이 2025년 5월 12일부터 ‘유심(USIM) 재설정’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다. 이번 서비스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한 유심 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다. 유심 재설정은 실물 유심을 교체하지 않고도 유심 내 사용자 인증 정보를 새로운 값으로 바꿔, 기존 유심 정보가 해킹 등으로 유출되더라도 악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유심 정보가 유출되면 이용자가 반드시 실물 유심을 새로 구입해 교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인증서, 교통카드, 연락처 등 각종 정보를 다시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특히 최근 해킹 사고로 인해 유심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대리점에서는 유심 재고가 부족해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번 유심 재설정 서비스는 이러한 불편을 크게 줄여준다. 이용자는 대리점을 방문해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기존 유심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유심 재설정이 실물 유심 교체와 동일한 수준의 보안 효과를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유심 재설정은 기존 유심 정보를 해커가 이미 확보했다 하더라도, 재설정 이후에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 해킹 위험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역시 “금융인증서나 교통카드 등 기존 정보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보안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해킹 사고에 따른 금융사기, 개인정보 유출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신속한 피해 복구로 금융·통신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심 재설정은 eSIM(내장형 유심) 사용자까지 지원해, 디지털 전환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심 재설정 서비스는 다양한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유심 실물 재고 부족에 따른 공급망 부담이 완화된다. SK텔레콤은 6월 말까지 1,077만 개의 유심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재설정 서비스로 인해 유심 교체 수요가 분산되어 재고 압박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인증서 등 주요 정보가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금융거래 중단이나 경제활동 지연 등 2차 피해도 줄어든다. 이는 금융기관, 전자상거래, 교통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연쇄적인 효율성 개선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심 재설정 서비스가 통신업계 표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언급한다. 염흥렬 교수는 “타 통신사들도 유사한 서비스를 도입하면 전체 통신·금융 생태계의 보안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유심 해킹에 따른 경제적 피해 예방은 물론, 디지털 신뢰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유심 재설정 서비스 도입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금융·통신 산업 전반의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