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교육 전문가로서 오랜 현장 경험을 가진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장이 “통합의 방향은 동의하되, 그 설계의 중심에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의 통합이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이 통합의 기준이 되어야 시민과 학부모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통합을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대전과 충남의 삶의 구조를 재편할 중대한 결정”이라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광역 단위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는 큰 방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의 성패는 규모가 아니라 현장의 세밀한 교육 설계에 달려 있다”며,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최우선 과제로 놓지 않는 통합은 시민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두 지역이 서로 다른 구조적 교육 문제를 안고 있음을 짚었다. 대전은 도심 과밀학급 문제와 학군 간 격차 심화가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특히 학교 신설이 제한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교실 밀집도가 높아 수업 질 저하와 생활지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충남은 두 갈래의 문제가 공존한다. 천안·아산 지역은 대전 못지않은 과밀학급과 시설 부족에 시달리는 반면, 농촌과 읍·면 지역은 학생 수 감소로 소규모 학교 운영이 어려워 교육과정 유지가 힘든 구조다. “이처럼 대전은 과밀과 경쟁의 압력에, 충남은 과밀과 소멸의 이중 위기에 있다”며 “현장의 여건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은 획일적 통합은 오히려 교육 불균형을 고착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소장은 대전과 충남의 분리·재편 과정을 돌아보며 “충남도청과 교육청의 내포 이전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행정 안정성과 균형 발전을 위한 시민의 선택과 사회적 비용이 수반된 역사적 과정이었다”며 “그 무게를 존중하는 통합 논의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교육 분야에서의 통합 방향 명료화를 강조했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면 교육감은 어디서 근무하고, 교육청은 어떤 체계를 따를지, 청사와 인력 운영은 어떻게 조정할지 시민에게 투명하게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새로운 교육행정 조직 설계 시에는 재원 조달과 기존 청사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통합의 필수 조건으로 ‘교육자치의 보장’을 꼽았다. 그는 “교육은 사후 조정이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여건을 반영한 교육과정 자율성과 전문성, 재정 운영의 안정성이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행정체제에서는 교육 정책의 최종 책임자가 명확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소장은 “통합 이후 교육감은 하나로 선출되어야 하며, 행정효율만 앞세우는 관리형 인사가 아니라, 대전과 충남의 현실을 모두 이해하고 현장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 효율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배움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일”이라며, “교육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교직원 조직의 특수성을 반영한 세심한 설계 없이는 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대전–충남 통합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으나, 통합으로 인해 아이들의 학습권이 흔들려선 안 된다”며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려면 교육을 충분히 고민한 통합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병학 소장 약력
소장
상담심리학과 연구교수
충남교육위원회 부의장, 천안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 『따뜻하고 행복한 교육을 위한 약속』, 『충남교육 혁신을 위한 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