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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국민의힘 공천 잡음, 제9회 지방선거 보수 궤멸의 신호탄인가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기초단체장 경선 배제와 전략 공천 의혹이 지지층의 투표 거부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며, 대전시장 선거를 포함한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 치명적인 자멸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대전 정가에서 흘러나오는 국민의힘 공천 관련 잡음은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지지 기반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특정 후보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선에서 배제하거나, 지역 기반이 전무한 특정 계층 후보를 미리 내정했다는 의혹은 시스템 공천을 표방했던 중앙당의 약속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러한 행태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내 사람 심기'에 몰두하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며, 이는 결국 대전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이탈이다. 평소 국민의힘을 지지해온 유권자들조차 이번 공천 과정을 지켜보며 "민주당도 마음에 안 들지만, 국민의힘의 행태는 도를 넘었다"며 투표 포기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정당이 최소한의 공정성조차 확보하지 못했을 때 지지자가 보내는 가장 강력한 거부권의 행사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지 않는 '투표율 저하' 현상은 대전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서 뼈아픈 결과로 이어진다. 기초의원부터 광역단체장까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기초 단계에서의 공천 잡음은 지지층의 결집력을 와해시키고 결국 선거 전체의 동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실력과 경험이 검증된 후보 대신 정치적 셈법에 따른 인물을 내세우는 것은 당장의 세력 확장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대전 지역 보수 정치의 씨를 말리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와 각 당협위원장은 현재의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공천은 권력의 분배가 아니라, 지역을 책임질 적임자를 선별하는 엄중한 과정이다. 지역 활동 기여도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후보를 배제하고, 특정 계층 배려라는 명목하에 준비되지 않은 후보를 낙점하는 행위는 '사천(私薦)'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전의 향후 10년을 결정지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공천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누구의 라인인가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가가 공천의 핵심 잣대가 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정당의 깃발만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 특히 대전은 중도층의 향배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지역인 만큼,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은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장애물이 된다.

 

지금 대전 국민의힘 앞에 놓인 성적표는 절망적이다. 하지만 반전의 기회는 여전히 공천의 투명성에 있다. 억울하게 배제된 후보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제시하고, 소문으로 떠도는 내정설을 실력 중심의 경선으로 타파할 때 비로소 돌아선 민심을 붙잡을 수 있다.

 

만약 이번에도 밀실 공천과 전략 공천이라는 이름의 독단이 반복된다면, 국민의힘은 대전에서 단순한 선거 패배를 넘어 장기적인 정치적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공관위는 사사로운 인연이나 정무적 판단보다 이기는 공천, 납득 가능한 공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것만이 투표 포기를 고민하는 보수 유권자들을 다시 투표장으로 불러내고, 대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치적 사욕이 공당의 공적 시스템을 집어삼키는 순간, 대전의 지형도는 국민의힘에 영원한 험지로 남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