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TV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대전 지역사회를 뒤흔든 대형 화재 참사 앞에서 보여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의 행보는 '사람'이 아닌 '일정'에 매몰된 기계적 정당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지역 전체가 깊은 슬픔에 잠긴 시각, 사고 현장 지근거리에서 후보자 토론회를 강행한 민주당의 선택은 시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불과 며칠 전, 대전 대덕구 문평동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평온하던 지역사회를 일순간에 지옥도로 바꿨다. 유가족의 통곡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이었고, 실종자 수색과 사고 수습이 한창 진행 중인 긴박한 시점이었다. 대덕구가 참사 예우를 위해 예정된 '대덕물빛축제'를 전면 취소하고,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된 것은 공동체로서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대전시당의 판단은 달랐다. 이들은 지난 22일,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학교 56주년 기념관 서의필홀에서 구청장 경선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예정대로 밀어붙였다. 연기가 채 빠지지도 않은 재난 현장 인근에서 '누가 더 나은 구청장인가'를 논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시민들에게 공감이 결여된 소름 돋는 이질감으로 다가왔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민주당 측은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라 변경이 어려웠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참으로 궁색하고 무책임한 답변이다. 정당의 경선 일정은 당원들과의 약속일지는 모르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공당(公黨)'의 존재 이유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논평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정조준했다. "일정이 먼저인가, 시민이 먼저인가"라는 이들의 물음은 단순히 정파적 공격을 넘어, 정치가 견지해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을 묻는 통렬한 질타였다. 집권 여당을 자임하며 지역 살림을 책임지겠다는 세력이, 정작 지역의 비극 앞에서는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를 보인 것은 자기모순의 극치다.
진정으로 '책임 있는 정치'를 지향했다면, 민주당 대전시당은 토론회를 즉각 중단하고 후보자들을 화재 수습 현장으로 보냈어야 했다. 특히 해당 지역구가 본인들의 정치적 기반이라면, 후보자들은 마이크를 잡고 치적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소방관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유가족의 손을 잡으며 재발 방지책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마땅하다.
이번 강행 결정은 민주당 대전시당의 정무적 감각이 얼마나 마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시민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삶의 현장'이 아닌 '득표 계산기'에 머물러 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기계적인 스케줄 관리가 아니라, 시민의 고통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기본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다"라는 명제는 선거철 홍보 문구가 아니다. 참사 앞에서 최소한의 정무적 판단조차 내리지 못한 이번 행보는, 민주당이 입버릇처럼 외치던 '시민 중심'의 가치가 얼마나 공허한지를 실증했다.
시민의 슬픔보다 앞서는 정치 일정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대전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언변의 토론회가 아니라, 차가운 슬픔을 데워줄 따뜻한 공감과 진정성 있는 수습 대책이다.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고, 무엇이 진정한 공당의 자세인지 뼈를 깎는 성찰을 해야 한다.
일정은 바꿀 수 있지만, 시민의 잃어버린 신뢰는 되돌리기 어렵다. 민주당 대전시당이 보여준 '강행의 정석'은 지역 정가에 씻기 어려운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정치가 사람을 잊었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정치가 아니라 권력을 향한 눈먼 질주에 불과하다.















